[두 번째 프로젝트] ‘산딸기 개완’ 30년 전 어린 남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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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계절이 선명해지는 시기는
4월 말 그 무렵입니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산과 땅 위로
다시 초록색 넝쿨이 채워지고 꽃이 피는 그 수풀 사이로
아주 작지만 새빨간 열매가 눈에 띄어요.
산딸기입니다.
‘둘이 손 꼭 잡고 걸어 다녀야 해. 항상 차 조심하고.’
겨울이 지나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작은 발을 재촉하며 당부하는
엄마의 목소리에 화답하듯,
어린 남매는 매일 두 손을 꼭 잡고
왕복 3시간이 넘는 길을 걸어 다녔어요.
남매가 살던 동네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는
강원도의 어느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산에 수풀이 채워지며 볼거리, 만질 거리가 많아지면서
어린 동생의 발걸음은
특히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더욱 느려졌어요.
애가 타는 누나는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힘들어.'입니다.
흙먼지가 가득 쌓인 돌 위를 툭툭 털어
잠시 쉬었다 가자고 달래요.
앉자마자 기분이 풀렸는지 발 장난을 치며 놀던 동생이
갑자기 길 아래 수풀을 가리키며 소리칩니다.
‘산딸기다!’
하필 가파른 언덕 아래에 산딸기 넝쿨이 자랐습니다.
너무 위험하다고 일러주니
그 말을 짐작이라도 한 듯 동생은 입을 삐죽입니다.
‘먹고 싶어?’
반짝이는 두 눈이 대답을 대신한 듯,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을 한 동생을 뒤로하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수풀 사이로 발을 내디뎌요.
고사리 같은 손을 쭉 뻗어 새빨간 열매를 하나 톡 따와
후후 불어 동생 입에 넣어 주니, 맛있다 소리칩니다.
그 후,
어린 남매는 매해 같은 자리에서 열매를 맺는
수풀 속 넝쿨로 함께 걸어가 한 아름 산딸기를 따 먹어요.
남매의 소매가 붉게 물드는 4월 말 그 무렵,
이제는 흐릿한 기억이지만 여전히 선명한 그 계절을
두 번째 프로젝트인 산딸기 개완에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제도의 ‘도예가 솔’입니다.
작가에게 계절이 선명해지는 시기는
4월 말 그 무렵입니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산과 땅 위로
다시 초록색 넝쿨이 채워지고 꽃이 피는 그 수풀 사이로
아주 작지만 새빨간 열매가 눈에 띄어요.
산딸기입니다.
‘둘이 손 꼭 잡고 걸어 다녀야 해. 항상 차 조심하고.’
겨울이 지나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작은 발을 재촉하며 당부하는
엄마의 목소리에 화답하듯,
어린 남매는 매일 두 손을 꼭 잡고
왕복 3시간이 넘는 길을 걸어 다녔어요.
남매가 살던 동네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는
강원도의 어느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산에 수풀이 채워지며 볼거리, 만질 거리가 많아지면서
어린 동생의 발걸음은
특히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더욱 느려졌어요.
애가 타는 누나는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힘들어.'입니다.
흙먼지가 가득 쌓인 돌 위를 툭툭 털어
잠시 쉬었다 가자고 달래요.
앉자마자 기분이 풀렸는지 발 장난을 치며 놀던 동생이
갑자기 길 아래 수풀을 가리키며 소리칩니다.
‘산딸기다!’
하필 가파른 언덕 아래에 산딸기 넝쿨이 자랐습니다.
너무 위험하다고 일러주니
그 말을 짐작이라도 한 듯 동생은 입을 삐죽입니다.
‘먹고 싶어?’
반짝이는 두 눈이 대답을 대신한 듯,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을 한 동생을 뒤로하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수풀 사이로 발을 내디뎌요.
고사리 같은 손을 쭉 뻗어 새빨간 열매를 하나 톡 따와
후후 불어 동생 입에 넣어 주니, 맛있다 소리칩니다.
그 후,
어린 남매는 매해 같은 자리에서 열매를 맺는
수풀 속 넝쿨로 함께 걸어가 한 아름 산딸기를 따 먹어요.
남매의 소매가 붉게 물드는 4월 말 그 무렵,
이제는 흐릿한 기억이지만 여전히 선명한 그 계절을
두 번째 프로젝트인 산딸기 개완에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제도의 ‘도예가 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