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의 영감은 경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제 작업을 설명하려면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꺼내 놓아야 해요.
제도의 첫번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아빠의 고향인 강원도 인제에서 자랐습니다. 어딜 둘러보아도 산 밖에 없는 시골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는 1살 어린 제 동생이었고, 집 앞의 논과 집 뒤에 밭이 우리의 놀이터였습니다.
봄에는 온 가족이 밭에 씨를 뿌렸고, 여름에는 부지런히 고추 박스를 포장했습니다.
가을에는 추수가 끝난 논에서 메뚜기를 잡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농번기가 끝난 추운 겨울에는 네 가족이 하루 종일 집안에서 나무 블록 쌓기를 했습니다.
시커멓고 투박하게 생겼지만 따뜻한 벽난로가 있었고 군고구마와 군옥수수가 최고의 간식이습니다.
코 끝이 시리게 추운 강원도의 겨울이었지만, 저는 그 겨울이 가장 좋았어요.
봄, 여름, 가을 동안에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습니다.
특히, 매일 뙤약볕에서 일하느라 항상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아빠.
아빠에겐 항상 땀내와 바람 냄새가 같이 났는데, 신기하게도 그 냄새에는 계절이 담겨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아빠는 낭만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참을 배달하는 날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제 옆에 앉아 재잘재잘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던 다정한 아빠였습니다.
용돈을 주더라도 꼭 쪽지와 함께 제 방 손 닿는 어느 곳곳에 숨겨놓았고요.
어느 날은 갑자기 불쑥 너는 눈이 예뻐, 너는 코가 예뻐, 너는 입술이 예뻐. 애정을 표현해주기도 하고,
가끔은 엄격하더라도 분명 저를 이해시켜 주셨고 항상 미안해 먼저 사과해주는 멋진 사람입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응원한다, 네 뒤에는 아빠가 있어.
목동에서 첫번째 작업실을 운영한지 7년째가 되는 해, 부암동에서 두번째 '제도'를 오픈합니다.
새벽에 도착한 아빠는 다음 날 피곤함도 모르고 제 옆을 지키셨어요.
그리고 첫번째 프로젝트를 소개했을 때,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하는 말. '내가 인제 사람이라 그런가, 가장 멋있네.'
성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성공이냐, 실패냐 묻는다면
저는 그 한마디로 첫번째 프로젝트는 이미 성공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제도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인제 자작나무'입니다.
자작나무는 계절에 따라서 푸르고 붉거나 하얗게 보이며 쭉 뻗은 생김새가 참으로 고고해 보입니다.
또한 옛날부터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하얀 껍질에
글귀를 적거나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편지를 써서 주고받던 낭만적인 나무였습니다.
그 자작자무의 껍질을 그릇 날개에 표현하여 보는 것뿐만 아니라 손끝으로도 느낄 수 있게 감성을 담았습니다.
매일 뙤약볕에서 일하느라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아빠를 닮은 색을 담았구요.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빠에게 보내는 자작나무 편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한평생 고향을 지킨 아빠에게 말입니다.
내 모든 작업의 영감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그 기억을 선물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비록 나는 아빠의 둥지에서 벗어났지만 언제나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항상 바쁜 부모님 이셨지만 그럼에도 늘 저녁만큼은 동그란 식탁에 빙 둘러앉아 함께 했습니다.
금방한 따뜻한 밥과 보글보글 찌개가 올라간 소박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하는 근사한 식탁이었습니다.
우리, 너무 바쁜 나날이라 점점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너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그 식탁 위에 제 그릇이 올라가 영광입니다.
제도의 첫번째 프로젝트 '인제 자작나무'를 함께 느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포근하고 따뜻한 식사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제도의 '도예가 솔'이었습니다.
작업의 영감은 경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제 작업을 설명하려면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꺼내 놓아야 해요.
제도의 첫번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아빠의 고향인 강원도 인제에서 자랐습니다. 어딜 둘러보아도 산 밖에 없는 시골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는 1살 어린 제 동생이었고, 집 앞의 논과 집 뒤에 밭이 우리의 놀이터였습니다.
봄에는 온 가족이 밭에 씨를 뿌렸고, 여름에는 부지런히 고추 박스를 포장했습니다.
가을에는 추수가 끝난 논에서 메뚜기를 잡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농번기가 끝난 추운 겨울에는 네 가족이 하루 종일 집안에서 나무 블록 쌓기를 했습니다.
시커멓고 투박하게 생겼지만 따뜻한 벽난로가 있었고 군고구마와 군옥수수가 최고의 간식이습니다.
코 끝이 시리게 추운 강원도의 겨울이었지만, 저는 그 겨울이 가장 좋았어요.
봄, 여름, 가을 동안에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습니다.
특히, 매일 뙤약볕에서 일하느라 항상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아빠.
아빠에겐 항상 땀내와 바람 냄새가 같이 났는데, 신기하게도 그 냄새에는 계절이 담겨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아빠는 낭만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참을 배달하는 날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제 옆에 앉아 재잘재잘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던 다정한 아빠였습니다.
용돈을 주더라도 꼭 쪽지와 함께 제 방 손 닿는 어느 곳곳에 숨겨놓았고요.
어느 날은 갑자기 불쑥 너는 눈이 예뻐, 너는 코가 예뻐, 너는 입술이 예뻐. 애정을 표현해주기도 하고,
가끔은 엄격하더라도 분명 저를 이해시켜 주셨고 항상 미안해 먼저 사과해주는 멋진 사람입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응원한다, 네 뒤에는 아빠가 있어.
목동에서 첫번째 작업실을 운영한지 7년째가 되는 해, 부암동에서 두번째 '제도'를 오픈합니다.
새벽에 도착한 아빠는 다음 날 피곤함도 모르고 제 옆을 지키셨어요.
그리고 첫번째 프로젝트를 소개했을 때,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하는 말. '내가 인제 사람이라 그런가, 가장 멋있네.'
성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성공이냐, 실패냐 묻는다면
저는 그 한마디로 첫번째 프로젝트는 이미 성공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제도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인제 자작나무'입니다.
자작나무는 계절에 따라서 푸르고 붉거나 하얗게 보이며 쭉 뻗은 생김새가 참으로 고고해 보입니다.
또한 옛날부터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하얀 껍질에
글귀를 적거나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편지를 써서 주고받던 낭만적인 나무였습니다.
그 자작자무의 껍질을 그릇 날개에 표현하여 보는 것뿐만 아니라 손끝으로도 느낄 수 있게 감성을 담았습니다.
매일 뙤약볕에서 일하느라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아빠를 닮은 색을 담았구요.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빠에게 보내는 자작나무 편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한평생 고향을 지킨 아빠에게 말입니다.
내 모든 작업의 영감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그 기억을 선물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비록 나는 아빠의 둥지에서 벗어났지만 언제나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항상 바쁜 부모님 이셨지만 그럼에도 늘 저녁만큼은 동그란 식탁에 빙 둘러앉아 함께 했습니다.
금방한 따뜻한 밥과 보글보글 찌개가 올라간 소박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하는 근사한 식탁이었습니다.
우리, 너무 바쁜 나날이라 점점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너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그 식탁 위에 제 그릇이 올라가 영광입니다.
제도의 첫번째 프로젝트 '인제 자작나무'를 함께 느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포근하고 따뜻한 식사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제도의 '도예가 솔'이었습니다.